소년 네이마르 꿈에 40% 지분투자 회사가 있었다? 축구선수 ‘지분 거래’가 사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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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브라질, 당시 17세였던 네이마르는 산투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유망주였다. 훗날 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이루게 되지만, 그때만 해도 유럽 무대에서 성공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 네이마르의 미래에 한 투자회사가 거액을 걸었다.
브라질의 투자회사 DIS는 500만 헤알을 지급하고 네이마르의 경제적 권리 40%를 확보했다.
처음 들으면 이상한 이야기다. 축구선수의 40%를 회사가 소유했다는 뜻일까?
물론 사람의 일부를 사고팔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권리란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발생하는 금전적 보상 가운데 일정 부분을 받을 수 있는 계약상 권리를 가리킨다.
지금은 낯설게 들리지만, 한때 축구계에서는 외부 투자자가 선수의 미래 이적료에 투자하는 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졌다. 이를 흔히 TPO(Third-Party Ownership)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런 거래는 왜 등장했고,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걸까?

네이마르의 ‘40%’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축구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새 구단은 기존 구단에 이적료를 지급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이적료가 수백억 원에 이르는 거래도 익숙하지만, 유망주가 아직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미래에 얼마의 이적료를 받을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과거 일부 축구 시장에서는 이 불확실한 미래 수익을 미리 거래했다.
예를 들어 자금이 부족한 구단이 유망주의 미래 이적료 가운데 30%를 외부 투자회사에 넘기는 대신 지금 현금을 받는 식이다. 선수가 나중에 큰돈을 받고 이적하면 투자회사는 계약에 따라 수익을 얻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네이마르의 사례는 이러한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거래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 에스포르치가 2016년 공개한 계약 관련 보도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2008년 16세 생일에 산투스와 첫 프로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경제적 권리는 산투스가 60%, 선수 측이 40%를 보유하는 구조였다.
이듬해인 2009년 3월 6일, DIS는 네이마르 측이 보유하던 경제적 권리 40%를 500만 헤알에 취득했다.
당시 DIS가 투자한 것은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된 선수가 아니라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17세 유망주였다. 투자회사는 네이마르가 훗날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에 돈을 건 셈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40%는 네이마르라는 사람이나 선수의 노동력을 소유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미래 이적 과정에서 발생할 금전적 보상을 나누는 계약상 권리였으며, 이 권리가 어디까지 적용되는지가 훗날 커다란 분쟁으로 이어졌다.
500만 헤알을 투자했는데 진짜 대박이 났다
DIS의 예상대로 네이마르는 빠르게 성장했다.
산투스에서 브라질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그는 2011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이끌었고, 결국 2013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그런데 이적이 성사된 뒤 DIS와 네이마르 측 사이에서는 정작 얼마를 나눠야 하는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졌다.
바르셀로나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산투스와의 기본 이적 계약 금액은 1,710만 유로였다. DIS는 이 가운데 자신이 보유한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았지만, 전체 거래에는 선수 측과의 별도 계약 등 여러 금전적 요소가 포함돼 있었다.
DIS는 자신들의 몫을 계산할 때 더 많은 금액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네이마르 측은 계약에서 정한 금액을 이미 모두 지급했다는 입장이었다.
2016년 5월 네이마르 측 회사인 N&N이 공개한 입장문에는 구체적인 숫자가 등장한다.
DIS가 2009년 투자한 금액은 500만 헤알이었고, 2013년 바르셀로나 이적 과정에서 받은 돈은 19,774,251.22헤알, 약 1,977만 헤알이었다는 것이다.
이 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수령액은 초기 투자금의 약 3.95배이며, 투자금 대비 이익률은 약 295%다. 네이마르 측은 당시 이를 약 290%의 투자수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 수익률은 어디까지나 네이마르 측이 공개한 투자금과 수령액을 단순 비교한 값이다. 계약에 따른 추가 비용이나 전체 거래의 경제적 효과를 모두 반영한 확정 수익률이라는 뜻은 아니다.
DIS 역시 자신들이 정당하게 받을 몫이 더 많다고 주장했으므로, 단순히 500만 헤알을 투자해 1,977만 헤알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네이마르가 크게 성공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질문이 생긴 것이다.
선수의 이적을 위해 지급된 여러 금액 가운데 어디까지가 투자회사의 권리에 포함되는가?

그런데 왜 구단은 이런 거래를 했을까?
외부 투자자가 선수의 미래 이적료에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축구 구단의 자금 사정이 있었다.
유망주를 보유한 구단이라고 해서 반드시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당장 선수단 운영비나 구단 유지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몇 년 뒤에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이적료를 기다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때 투자회사가 미래 이적료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하면 구단은 당장의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 투자자에게는 선수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니,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구조였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사례는 이런 거래가 단순히 투자자가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2016년 브라질 매체 UOL이 확보한 DIS 관련 계약에 따르면, 당시 계약에는 네이마르가 산투스와의 계약을 끝까지 이행하더라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일정한 상황에서는 추가 보상까지 요구할 수 있는 구조였다.
즉, 겉으로는 유망주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계약이었지만 실제 위험을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졌다.
구단과 선수는 당장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미래 이적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외부 투자자와 나눠야 했다. 여기에 투자금을 보호하는 조항까지 붙으면 선수의 이적이나 계약 종료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선수가 너무 잘하면 문제가 이상해진다
TPO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의 이적을 결정하는 주체와 이적을 통해 돈을 버는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가령 구단과 선수가 현재 팀에 남기를 원한다고 해보자. 하지만 미래 이적료의 상당 부분을 받을 권리가 있는 투자회사는 지금 이적시키는 편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구단과 선수는 이적을 원해도 투자회사가 계약상 권리를 근거로 협상에 관여하려 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네이마르의 계약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실제로 드러났다.
2016년 글로부 에스포르치가 보도한 계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DIS는 산투스가 네이마르에 관한 공식 이적 제안을 받으면 이를 알릴 것을 요구할 수 있었다. 계약에는 투자자의 동의와 관련된 조항도 포함돼 있었으며, 이 내용이 산투스의 독립적인 이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FIFA는 같은 해 3월 산투스에 7만 5,000스위스프랑의 벌금과 경고·견책을 부과했다.
공식 발표에서 FIFA는 산투스가 외부 제3자가 선수 고용과 이적에 관한 구단의 독립적인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판단했다. 의무적인 이적 정보 신고를 누락하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점도 제재 사유에 포함됐다.
여기서 구분할 점이 있다. 산투스에 적용된 제재는 당시의 제3자 영향력 금지 규정인 제18bis조 등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었다. 2015년부터 시행된 TPO 금지 규정을 과거 계약에 소급 적용해 처벌한 것은 아니다.
결국 문제가 된 것은 단순히 외부 투자자가 돈을 벌었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그 투자자가 선수의 미래에 관한 구단의 결정까지 좌우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이다.

결국 FIFA가 선수 경제적 권리 거래를 막았다
FIFA는 외부 투자자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수의 미래 이적료에 대한 제3자의 경제적 권리 보유 자체를 금지했다.
2015년 5월 1일 발효된 FIFA 선수 지위 및 이적 규정 제18ter조가 그 근거다.
이 조항에 따르면 구단이나 선수는 외부 제3자에게 향후 선수 이적에서 발생하는 보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받을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새로 체결할 수 없다.
기존 계약에는 일정한 경과 규정이 적용됐지만, 금지 시행 이후 같은 방식의 새로운 TPO 계약은 허용되지 않았다.
FIFA가 이러한 규제를 도입한 배경에는 선수와 구단의 독립성, 이적 시스템의 투명성, 계약의 안정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이제 외부 투자회사가 17세 유망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더라도, 과거 DIS처럼 미래 이적료의 40%를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는 없다.
다만 TPO 금지와 제3자 영향력 금지는 서로 다른 규정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제18bis조는 제3자가 구단의 선수 고용이나 이적 결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고, 제18ter조는 외부 제3자가 미래 이적료에 대한 경제적 권리를 보유하는 계약을 금지한다.
두 규정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규제하는 대상은 다르다.
그런데 구단끼리는 아직 ‘지분 비슷한 것’을 나눈다
그렇다면 축구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계약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선수가 다음 구단으로 이적하면 이적료의 20%를 전 소속팀에 지급한다.”
이른바 셀온 조항(Sell-on Clause)이다.
예를 들어 작은 구단이 유망주를 100억 원에 빅클럽으로 이적시키면서, 이후 그 선수가 다시 이적할 때 발생하는 이적료의 일부를 받기로 약정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미래 이적료를 나눈다는 점에서 TPO와 비슷하다. 그러나 FIFA 규정은 이전에 해당 선수를 등록했던 구단을 일반적인 외부 제3자와 구분한다.
따라서 전 소속팀이 이적 계약의 일부로 셀온 조항을 확보하는 것과, 선수와 관계없는 투자회사가 미래 이적료의 일부를 사들이는 것은 같은 거래가 아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오늘날에도 구단 사이에서 미래 이적료를 나누는 계약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물론 셀온 조항이라고 해서 어떤 조건이든 허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구단의 독립적인 이적 결정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이라면 별도의 규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핵심은 누가 권리를 갖는지, 그리고 그 계약이 이적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있다.

축구선수의 미래 가치도 한때는 투자상품이었다
17세 네이마르에게 투자했던 DIS는 실제로 그가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2013년 바르셀로나 이적을 통해 투자금을 웃도는 금액을 받았지만, 어떤 금액까지 자신들의 권리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오랜 분쟁도 겪었다.
이 사건은 축구 이적시장이 단순히 선수와 구단 사이의 계약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시절을 보여준다. 외부 자본은 유망주의 미래 가치를 평가해 돈을 투자했고, 구단과 선수는 당장의 자금을 확보하는 대신 미래 수익 일부를 나누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선수는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거래할 수 있는 자산과 다르다. 선수의 이적에는 본인의 경력과 생활, 구단의 운영 방향, 팬들의 기대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다.
FIFA가 TPO를 금지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외부 투자자가 선수의 미래 이적료에 참여하는 구조가 구단과 선수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늘날에는 “17세 네이마르의 경제적 권리 40%를 투자회사가 가지고 있었다”는 말이 낯설게 들린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축구계에는 그런 계약이 존재했다. 네이마르의 사례는 유망주의 미래 가치가 실제 투자 대상이 됐던 시대와, 그 거래에 규제가 필요해진 이유를 함께 보여준다.
참고자료 및 출처
- FIFA — 제3자 영향력 및 경제적 권리 규정 위반 구단 제재 발표(2016.3.29)
산투스에 대한 벌금 및 제재 사유, 제18bis조와 제18ter조의 시행 시점. - FIFA — 제3자 영향력 및 경제적 권리 규정 해설서
TPI와 TPO의 차이, 규제 목적 및 FIFA의 규정 해석. - FIFA TMS — Third-party ownership
제3자의 정의, TPO 금지 범위와 구단 간 이적 계약의 구분. - Globo Esporte — 산투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네이마르 이적 계약의 세부 내용(2016.9)
2008년 프로계약의 경제적 권리 배분, 2009년 DIS의 투자 및 이적 관련 계약. - Globo Esporte — 네이마르 측, DIS가 약 290% 수익을 얻었다고 주장(2016.5.6)
네이마르 측 입장문에 명시된 투자액과 수령액, 양측의 이적료 분쟁. - UOL Esporte — DIS의 투자금 반환 및 보상 계약 보도(2016.10.11)
2009년 계약에 포함된 투자금 반환 및 보상 조항. - Globo Esporte — DIS의 네이마르 이적 결정 영향력 관련 계약 자료(2016.4.15)
산투스와 DIS 사이의 계약 조항, 이적 제안 통보 의무와 FIFA 제재의 배경.